우연히 읊다
의관을 갖춰 입고 사리에 밝은 선비라면 빈민 틈에 굶주려도 걱정할 것 하나 없네. 만국(萬國)에는 구름 걷혀 하늘의 달을 함께 보고 천가(千家)에는 꽃이 피어 모두들 봄을 맞네. 소강절은 시를 읊어 기상을 드러냈고 주렴계는 술에 취해 천진함을 보여줬지. 옛날부터 큰 은사는 도시에서 살았나니 무엇 하러 외딴 데서 낚시질을 해야 하나?
| |
偶吟(우음)
明哲衣冠士子身(명철의관사자신) 簞瓢陋巷不憂貧(단표누항불우빈) 雲開萬國同看月(운개만국동간월) 花發千家共得春(화발천가공득춘) 邵子吟中多氣像(소자음중다기상) 濂溪醉裏足天眞(염계취리족천진) 從來大隱皆城市(종래대은개성시) 何必投竿寂寞濱(하필투간적막빈)
―윤휴(尹鑴·1617~168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