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향
2015. 3. 13. 13:31
소화(消化)
- 차창룡
차내 입구가 몹시 혼잡하오니
다음 손님을 위해서 조금씩
안으로 들어가주시기 바랍니다
승객 여러분
봄 여름 가을
입구에서 서성대고 계시는
승객 여러분
입구가 몹시 혼잡하오니 조금씩
안으로 들어가주시기 바랍니다
갈 봄 여름 없이
가을이 옵니다
다음 손님을 위해서 조금씩
겨울로 들어가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정류장은 봄입니다

소화(消化)는 체내에 들어온 것을 사라지게(消) 하고, 다른 한편으론 되게(化)하는 일이다.
차창룡의 詩를 읽고 한참 웃다가 소화가 잘 되어서 위장이 따뜻해졌다. 좋은 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