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콩알 하나 - 김준태

moon향 2012. 5. 4. 15:01

 

 

 

콩알 하나

                     

                                   - 김준태

 

누가 흘렸을까

 

막내딸을 찾아가는

다 쭈그러진 시골 할머니의

구멍 난 보따리에서

빠져 떨어졌을까

 

역전 광장

아스팔트 위에

밟히며 뒹구는

파아란 콩알 하나

 

나는 그 엄청난 생명을 집어 들어

도회지 밖으로 나가

강 건너 밭이랑에

깊숙이 깊숙이 심어 주었다.

그때 사방팔방에서

저녁노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김준태 시인의 <국밥과 희망>에서

 

※위 사진은 "열무의 첫 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