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 백 석 & 형 도

가무래기樂 - 백석

moon향 2013. 12. 12. 10:19

 

 

 

가무래기樂 

 

                           - 백석     

                         

 

가무락조개 난 뒷간거리에

빗을 얻으려 나는 왔다

빗이 안 되어 가는 탓에

가무래기도 나도 모도 춥다

추운 거리의 그도 추운 능당쪽을 걸어가며

마음은 웃줄댄다 무슨 기쁨에 웃줄댄다

이 추운 세상의 한구석에

맑고 가난한 친구가 하나 있어서

내가 이렇게 추운 거리를 진나온걸

얼마나 기뻐하며 낙단하고

그즈런히 손깍지벼개하고 누어서

이 못된 놈의 세상을 크게크게 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