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동 시 ♬ 좋 아 147

상자 - 안도현

상자 - 안도현 접기만 해서는 상자가 될 수 없어 접어 반듯하게 세워야지 모서리를 만들어야 하는 거야 종이의 귀퉁이가 뾰족해지는 거 그게 모서리잖아 네가 뾰족해진다고 겁내지 않을 거야. 너는 바깥에서 모서리가 되렴 나는 안에서 구석이 될게. 그러면 상자가 되는 거잖아. 상자 안에 처음부터 무엇이 빼곡 들어 있었던 건 아니야 우리가 상자가 되면 맨 먼저 허공이 들어찰 거야 가만히 있어도 배가 부를 걸? 상자에 가만 귀 기울여 볼래? 병아리 소리가 새어 나올지도 몰라 상자 가득 사과를 담으면 아, 그 애의 잇몸이 보일지도 몰라. ('화장지 - 유강희' http://blog.daum.net/yjmoonshot/4542) ※안도현 동시집 를 읽으니 '詩 같은 동시'가 많다. '상자' 동시에서 두 가지 진리를 발..

가장 받고 싶은 상 - 이슬

머리핀을 사러 팬시점에 갔다. 예전에는 형형색색의 방울과 디즈니만화영화 캐릭터 핀이 유행이었는데 그 사이에 멋진 한글로 쓰여진 핀이 나왔네? '예쁜 공주', '귀욤 공주', '예쁜 딸', '사랑해' 등등 파스텔톤 악세사리들이 즐비하다. 예전에 이라는 옛 드라마에서 '귀남(최수종)'과 '후남(김희애)'처럼 아들과 딸의 성차별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겠다. 오히려 '딸바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딸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세상이 되었다. 어제 한 뉴스에서 동시를 선보였다. 전라북도교육청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것이다. 작년 10월 전북 부안군 무덕초등학교 6학년 1반이었던 '이슬'양의 '가장 받고 싶은 상'이라는 작품이다. 243편이 출품된 동시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받았다고 한다. 6학년 아이는 동시를..

나물 캐는 아기 - 이문구

소설가 이문구의 동시집에서 나물 캐는 아기 - 이문구 옆집 언니 친구들이 손에 손에 바구니 아기도 덩달아서 소꿉놀이 바구니. 노랑나비 흰나비 아기 가는 길라잡이 넘어지고 일어서고 서둘러도 꼴찌. 언니네 바구니엔 봄나물 한바구니 아기네 바구니엔 봄풀이 한바구니. 얼굴은 볕에 익어 햇덩이가 되고 두 손은 풀물 들어 풀포기가 되고. 한눈 팔면 신발 젖는 좁은 논두렁 그림자가 뒤에 오는 긴긴 한나절. 눈길마다 들녘에 아지랑이 가물가물 아기네 두 눈엔 졸음이 가물가물. (친구에게 빌린 이미지) 소설가 이문구 = 동시인 이문구 : http://news.joins.com/article/19065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