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목사님 - 기형도'를 읽고 어느 목사님이 쓰신 글 우리 동네 목사님 - 기형도 읍내에서 그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철공소 앞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그는 양철 홈통을 반듯하게 펴는 대장장이의 망치질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 자전거 짐틀 위에는 두껍고 딱딱해 보이는 성경책만한 송판들이 실려 있었다 교인들은 교회당 꽃밭을 마구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5.11.07
죽은 구름 - 기형도 죽은 구름 - 기형도 구름으로 가득찬 더러운 창문 밑에 한 사내가 쓰러져 있다, 마룻바닥 위에 그의 손은 장난감처럼 뒤집혀져 있다 이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온 것처럼 비닐 백의 입구같이 입을 벌린 저 죽음 감정이 없는 저 몇 가지 음식들도 마지막까지 사내의 혀를 괴롭혔을 것이다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5.10.05
[스크랩] 입속의 검은 잎, 어느 푸른 저녁 - 기형도 입속의 검은 잎 - 기형도 택시운전사는 어두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이따금 고함을 친다, 그때마다 새들이 날아간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나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다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 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을 열면 벌판..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5.08.28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백석, 김경주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고 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 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은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 월급이 얼..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5.08.19
백석의 동시 - 우레기 우레기 - 백석 아이; 우레기야, 우레기야 너는 어데서 왔니 ? 우레기; 나는 넓고넓은 바다에서 바다에서도 바위 짬에서 왔지. 아이; 우레기야, 우레기야 네 살가죽은 왜 그리 시꺼머냐 ? 우레기; 바위 돌을 닮노라고 이리도 시껌하지, 바위같이 시껌해야 사나운 고기가 못 알아보지. 아이;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5.04.21
북방에서 - 백석 북방에서 - 백석 아득한 옛날에 나는 떠났다 부여를 숙신을 발해를 여진을 요를 금을 흥안령을 음산을 아무우르를 숭가리를 범과 사슴과 너구리를 배반하고 송어와 메기와 개구리를 속이고 나는 떠났다 나는 그때 자작나무와 이깔나무의 슬퍼하든 것을 기억한다 ​ 갈대와 장풍의 붙..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5.04.06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5.03.23
나리 나리 개나리 - 기형도 나리 나리 개나리 - 기형도 누이여 또다시 은비늘 더미를 일으켜세우며 시간이 빠르게 이동하였다 어느 날의 잔잔한 어둠이 이파리 하나 피우지 못한 너의 생애를 소리없이 꺾어갔던 그 투명한 기억을 향하여 봄이 왔다 살아 있는 나는 세월을 모른다 네가 가져간 시간과 버리고 간 시간..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5.03.14
밤눈 - 기형도 밤눈 네 속을 열면 몇 번이나 얼었다 녹으면서 바람이 불 때마다 또 다른 몸짓으로 자리를 바꾸던 은실들이 엉켜 울고 있어. 땅에는 얼음 속에서 썩은 가지들이 실눈을 뜨고 엎드려 있었어. 아무에게도 줄 수 없는 빛을 한 점씩 하늘 낮게 박으면서 너는 무슨 색깔로 또 다른 사랑을 꿈꾸..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11.27
가는 비 온다 - 기형도 가는 비 온다 - 기형도 간판들이 조금씩 젖는다 나는 어디론가 가기 위해 걷고 있는 것이 아니다 둥글고 넓은 가로수 잎들은 떨어지고 이런 동네에선 한 소년이 죽기도 한다 저 식물등에게 내가 그러나 해줄 수 있는 일은 없다 언젠가 이곳에 인질극이 있었다 범인은 [휴일]이라는 노래를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