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 신경림 가을비 - 신경림 젖은 나뭇잎이 날아와 유리창에 달라붙는 간이역에는 찻시간이 돼도 손님이 없다 플라타너스로 가려진 낡은 목조 찻집 차 나르는 소녀의 머리칼에서는 풀냄새가 나겠지 오늘 집에 가면 헌 난로에 불을 당겨 먼저 따끈한 차 한 잔을 마셔야지 빗물에 젖은 유행가 가락을 ..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6.11.13
봄비 오면 봄비 봄비 - 김소월(1902~1934) 어룰없이 지는 꽃은 가는 봄인데 어룰없이 오는 비에 봄은 울어라 서럽다. 이 나의 가슴 속에는 보라, 높은 구름 나무의 푸릇한 가지 그러나 해 늦으니 으스름인가. 애달피 고운 비는 그어 오지만 내 몸은 꽃자리에 주저앉아 우노라. *어룰 : '얼굴'의 평안도 방언 봄..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6.04.03
길 - 정희성 길 - 정희성 아버지는 내가 법관이 되기를 원하셨고 가난으로 평생을 찌드신 어머니는 아들이 돈을 잘 벌기를 바라셨다 그러나 어쩌다 시에 눈이 뜨고 애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 되어 나는 부모의 뜻과는 먼 길을 걸어왔다 나이 사십에도 궁티를 못 벗은 나를 살 붙이고 살아온 당..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12.30
첫눈 - 신현득 첫눈 ㅡ 신현득(1933~ ) 첫눈은 첫눈이라 연습 삼아 쬐끔 온다. 낙엽도 다 지기 전 연습 삼아 쬐끔 온다. 머잖아 함박눈이다 알리면서 쬐끔 온다. ............................................................ 신현득 시인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1959년 신춘문예 당선작 ‘문구멍’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5년 ..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12.03
사랑의 빗물 환하여 나 괜찮습니다 - 김선우 사랑의 빗물 환하여 나 괜찮습니다 김선우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풀여치 있어 풀여치와 놀았습니다 분홍빛 몽돌 어여뻐 몽돌과 놀았습니다 보랏빛 자디잔 꽃마리 어여뻐 사랑한다 말했습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흰 사슴 마시고 숨결 흘려놓은 샘물 마셨습니다 샘물 달고 달아 낮별 ..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11.12
눈꽃 - 도종환 눈꽃 - 도종환 잔가지 솜털 하나까지 파르르 떨며 눈꽃을 피워들고 서 있는 달밤의 숲은 그대로가 은빛 빛나는 암유의 궁전입니다 보름 지나면서 달의 몸 한쪽이 녹아 없어진 이유를 알겠습니다 몸을 납처럼 녹여 이 숲에 부어버린 것입니다 달빛에 찍어낸 듯 나무들이 반짝이며 서 있습..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11.10
눈 내리는 밤 - 강소천 눈 내리는 밤 - 강소천 말없이 소리 없이 눈 내리는 밤. 누나도 잠이 들고 엄마도 잠이 들고 말없이 소리 없이 눈 내리는 밤. 나는 나하고 이야기하고 싶다.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11.01
눈 오는 날 - 이문희 눈 오는 날 - 이문희 논밭들도 누가 더 넓은가 나누기를 멈추었다. 도로들도 누가 더 긴지 재보기를 그만 두었다. 예쁜 색 자랑하던 지붕들도 뽐내기를 그쳤다. 모두가 욕심을 버린 하얗게 눈이 오는 날.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11.01
섬 - 윤제림 섬 - 윤제림 먼바다로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언제 돌아올지 몰라서 섬은 서 있는 거라, 죽을 힘으로 버티고 섰는 거라. 쉰 - 윤제림 하루는 꽃그늘 아래서 함께 울었지 하루는 그늘도 없는 벚나무 밑에서 혼자 울었지 며칠 울다 고개를 드니 내 나이 쉰이네 어디 계신가....당신도 반..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