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버들 아래서 - 구재기 수양버들 아래서 - 구재기 몸을 낮춘다는 것은 내가 먼저 내 마음을 내가 다스린다는 것입니다 오늘에서야 바람을 만나 내 온몸을 굽히며 비로소 나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 2015.07월호 [월간문학] 바람이 분다...... 가을 바람에 밀려 여름은 먼 길을 떠났겠지만 바람에게 몸을 낮추며 온몸..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9.08
떠도는 섬 - 나호열 떠도는 섬 - 나호열 섬들이 부딪치지 않으려고 파도로 외로움을 만드는 시간 눈에 불심지를 매단 차들이 조심조심 좌우로 앞뒤로 순례의 길을 간다 섬 속에 살고 있는 또 하나의 섬 무언의 깜빡이를 켜고 능숙하게 핸들을 돌리는 신을 닮은 우리는 스스로 고독한 채 말문을 닫는다 길 위에..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8.11
비의 냄새 끝에는 - 이재무 비의 냄새 끝에는 - 이재무 여름비에는 냄새가 난다 들쩍지근한 참외 냄새 몰고 오는 비 멸치와 감자 우려낸 국물의 수제비 냄새 몰고 오는 비 옥수수기름 반지르르한 빈대떡 냄새 몰고 오는 비 김 펄펄 나는 순댓국밥 내음 몰고 오는 비 아카시아 밤꽃 내 흩뿌리는 비 청국장 냄새가 골목..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6.23
길을 가다 - 이준관 길을 가다 문득 혼자 놀고 있는 아기 새를 만나면 다가가 그 곁에 가만히 서보고 싶다. 잎들이 다 지고 하늘이 하나 빈가지 끝에 걸려 떨고 있는 그런 가을날 혼자 놀고 있는 아기 새를 만나면 내 어깨와 아기 새의 그 작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어디론가 걸어보고 싶다. 걸어보고 싶다. ― ..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6.14
비 오는 날 ㅡ 이상교 비 오는 날 ㅡ 이상교 비가 솔금솔금 내린다. 머리땋은 여자 아이의 잔 웃음같이 간지럽다. 내가 쓰고 가는 우산이 보시람거린다. 비와 마주 보시람거린다. 내 귀가 같이 보시람거리고 싶어한다. 비가 내리는 뽄새로 나는 길을 간다.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6.05
비 - 황인숙 비 - 황인숙 저처럼 종종걸음으로 나도 누군가를 찾아나서고 싶다... 비 ㅡ 황인숙 아, 저, 하얀, 무수한, 맨종아리들, 찰박거리는 맨발들. 찰박 찰박 찰박 맨발들. 맨발들, 맨발들, 맨발들. 쉬지 않고 찰박 걷는 티눈 하나 없는 작은 발들. 맨발로 끼어들고 싶게 하는. 《나의 침울한, 소중한..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5.30
하얀 눈과 마을과 - 박두진 하얀 눈과 마을과/ 박두진 눈이 덮인 마을에 밤이 내리면 눈이 덮인 마을은 하얀 꿈을 꾼다. 눈이 덮인 마을에 등불이 하나 누가 혼자 자지 않고 편지를 쓰나? 새벽까지 남아서 반짝거린다. 눈이 덮인 마을에 하얀 꿈 위에 쏟아질 듯 새파란 별이 빛난다. 눈 덮인 마을에 별이 박힌..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5.06
봄에 관한 어떤 추억 - 상희구 봄에 관한 어떤 추억 ― 상희구(1942∼ ) 국민학교 적 소풍날 꽁보리밥에 양념 친 날된장을 반찬으로 도시락을 싸갔는데 다른 친구들 모두 쌀밥으로 싸왔거니 하고 산모퉁이에 숨어서 점심을 먹었다 이 기억만은 선연한데 그날 그 소풍 간 곳이 어디였는지 그날 어머니는 무슨 색깔의 옷을..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5.01
봄씨와 나무와 누구누구씨 - 유형진 봄씨와 나무와 누구누구씨 봄, 은, 짧, 고, 하, 루, 는, 길, 다 보, 라, 색, 바, 이, 올, 렛 제, 비, 꽃, 흰, 상, 여, 비, 하, 얀, 벚, 꽃, 비, 박, 하, 향 비, 읍, 취, 향 봄씨는 'ㅂ' 취향이구나 나무는 나무, 봄은 비읍 물어보지 않아도 히읗은 벚꽃의 취향 봄씨는 비읍을 좋아한다 무척 예를 들면 바..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4.22
귀양살이 - 박두순 Ivan Konstantinovich Aivazovsky 귀양살이 - 보길도에서 박두순 누가 나를 귀양 보내주면 좋겠네 거저 밥 먹이고 재워주니 얼마나 좋으랴 윤선도처럼 어부사시사 닮은 대작이나 쓰게 보길도에 와서 우습게도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나는 귀양 갈 수 없는 인물임을 알았다 내 안에 든 게 뭐 있어야지. ..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