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버들 아래서
- 구재기
몸을
낮춘다는 것은
내가 먼저
내 마음을 내가
다스린다는 것입니다
오늘에서야
바람을 만나
내 온몸을 굽히며
비로소
나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 2015.07월호 [월간문학]
바람이 분다......
가을 바람에 밀려 여름은 먼 길을 떠났겠지만
바람에게 몸을 낮추며 온몸을 굽히는 수양버들과 같이
누군가에게 낮추는 연습을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계절이다
저이처럼 온몸을 굽히는 탄성이 아직 내게는 없는데
낮추는 듯 낮추는 듯하면서도 온몸을 굽히지 못하는 나를
부드럽게 움켜쥐는 힘은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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