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 도종환 눈꽃 - 도종환 잔가지 솜털 하나까지 파르르 떨며 눈꽃을 피워들고 서 있는 달밤의 숲은 그대로가 은빛 빛나는 암유의 궁전입니다 보름 지나면서 달의 몸 한쪽이 녹아 없어진 이유를 알겠습니다 몸을 납처럼 녹여 이 숲에 부어버린 것입니다 달빛에 찍어낸 듯 나무들이 반짝이며 서 있습..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5.11.10
어릴 때 내 꿈은 - 도종환 어릴 때 내 꿈은 - 도종환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 주며 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서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러타너스..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1.02
아름다운 말 한마디를 나누러 가고 싶다 - 도종환 아름다운 말 한마디를 나누러 가고 싶다 - 도종환 장대비에 젖으며 아름다운 말 한마디를 나누러 가고 싶다 까치집 위에 뜬 살구빛 노을 저쪽 그리운 곳의 사람에게 가고 싶다 몇날 몇밤을 낙엽은 문풍지를 때리며 툇마루에 떨어지고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밤새 떨어져 끊임없는 갈증으..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10.30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10.24
접시꽃 당신 출간 25주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살아온 날처럼, 부끄럼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접시꽃 당신' 중) 도.. 그 리 고....♡/문 화 계 소 식 2014.08.21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 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2014.08.21
멀리 가는 물 - 도종환 멀리 가는 물 -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렵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8.03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은 - 도종환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은 - 도종환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은 이 땅의 가장 순박한 아이들 곁으로 흙냄새 가득히 몸에 베어 달려오는 아이들 곁으로 갑시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은 이 땅에 가장 힘겨운 아이들 곁으로 얼굴빛 흙빛이 된 아버지를 둔 아이들 곁으로 갑..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7.14
아동문학가 권정생의 유언장 공개 - 도종환 아동문학가 권정생의 유언장 권정생 선생이 돌아가시고 난 뒤 조탑리 노인들은 많이 놀랐다고 한다. 혼자 사는 외로운 노인으로 생각했는데 전국에서 수많은 조문객이 몰려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우는 걸 보고 놀랐고, 병으로 고생하며 겨우겨우 하루를 살아가는 불쌍한 노인인 줄 알았.. 그 리 고....♡/문 화 계 소 식 201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