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비 오는 날 ㅡ 이상교

moon향 2015. 6. 5. 21:18

 

 

 

비 오는 날 ㅡ 이상교

 

비가 솔금솔금 내린다.

머리땋은 여자 아이의

잔 웃음같이 간지럽다.

 

내가 쓰고 가는 우산이

보시람거린다.

비와 마주 보시람거린다.

내 귀가 같이

보시람거리고 싶어한다.

 

비가 내리는 뽄새로

나는 길을 간다.

 

길 옆 나무들도

 

조금씩 걸음을 옮긴다.

비의 걸음이 닫는 쪽으로

 

다독다독

비는 나무들을 다독이지만

나무들은 잎사귀 낱수대로

귀를 세운다.

 

뻬족하고 살몃하고 말깃한

귀를 일으킨다.

나무마다 달리 생긴

풀빛 감춘 귀를

내어놓는다.

 

졸음겹던 눈들도

말끔히 뜬다.

누구 귀가 더 크나

신이 나 한다.

풀빛 눈들을 반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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