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 기형도 10월 -기형도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 한 곳으로 모이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 되어 천천히 걸어들어간다. 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 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 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 나무들은 언제나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10.30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려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10.24
10월 - 기형도 10월 - 기형도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 한곳으로 모이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 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 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 나무들은 언제나..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10.24
무등(無等)에 가기 위하여 - 기형도 무등(無等)에 가기 위하여 - 기형도 이제 광주로 간다. 방금 전 강선생과 헤어졌다. 땡볕이 내려쪼이는 전주터미널. ‘내가 내 생(生)에 얼마나 불성실했던가, 생을 방기했고 그 방기를 즐겼던가를 서고사 일박을 통해 깨달았다’고 터미널 층계를 내려오면서 강선생에게 고백하였다. 노..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10.24
어느 푸른 저녁 - 기형도 어느 푸른 저녁 - 기형도 1 그런 날이면 언제나 이상하기도 하지, 나는 어느새 처음 보는 푸른 저녁을 걷고 있는 것이다, 검고 마른 나무들 아래로 제각기 다른 얼굴들을 한 사람들은 무엇엔가 열중하며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혹은 좁은 낭하를 지나 이상하기도 하지, 가벼운 구름들과 같..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10.19
수라 - 백석 수라(修羅) - 백석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제인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10.14
고향 - 백석 고향 - 백석(1912∼1995)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어 누워서 어느 아츰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 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집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9.12
메돼지 - 백석 메돼지 - 백석 곤히 잠든 나를 깨우지 말라 하루 온종일 산비탈 감자 밭을 다 쑤셔 놓았다 소 없는 어느 집에서 보습 없는 어느 집에서 나를 데려다가 밭을 갈지나 않나! Monde D' Amour / Jean Michel Caradec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9.10
노루 - 백석 노루 - 백석 장진땅이 집웅 넘에 넘석하는 거리다 자구나무 같은 것도 있다 기장감주에 기장찻떡이 흖한 데다 이 거리에 산곬 사람이 노루새끼를 다리고 왔다 산곬 사람은 막베 등거리 막베 잠방등에를 입고 노루 새끼를 닮었다 노루 새끼 등을 쓸며 터 앞에 당콩 순을 다 먹었다 하고 설..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8.25
백석 한 권의 시집을 그는 실로 한 개의 포탄을 던지는 것처럼 새해 첫머리에 시단에 내던졌다. - 김기림 나는 아직도 『사슴』을 처음 읽던 흥분을 잊지 못하고 있다. 실린 시는 40편이 못되었지만 그 감동은 열 권의 장편소설을 읽은 것보다도 더 컸다는 느낌이다. 나는 읽고 또 읽었다. 저녁..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