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시집을 그는 실로 한 개의 포탄을 던지는 것처럼 새해 첫머리에 시단에 내던졌다. - 김기림
나는 아직도 『사슴』을 처음 읽던 흥분을 잊지 못하고 있다. 실린 시는 40편이 못되었지만 그 감동은 열 권의 장편소설을 읽은 것보다도 더 컸다는 느낌이다. 나는 읽고 또 읽었다. 저녁밥도 반사발밖에 먹지 못했으며 밤도 꼬박 새웠다. 그 뒤『사슴』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나는 대로 꺼내 읽고는 했으니, 실상 그것은 내가 시를 공부하는데 교과서가 되었던 셈이다. 이렇게 애지중지하던 책을 61년에 잃어 버렸다. 하찮은 사건으로 가택수색을 당해압수당한 50여 권의 책 속에 그의 시집도 끼여 있었던 것이다. 홍명희의 『임꺽정』. 이태준의 『복덕방』. 김남천의 『대하』. 오장환의 『성벽』. 이용악의 『오랑캐꽃』등이 이때 빼앗긴 책들인데. 『사슴』을 빼앗긴 일이 가장 억울했다. 다행히 『사슴』의 시들은 거의 외고 있었지만. 이 일로 나는 얼마동안 시를 읽는 흥미도 시집을 사는 재미도 잃었다. 생각해보니 60 후반 내가 다시 시를 쓰기 시작하기까지 나는 단 한권의 시집도 사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도 서슴없이 내 시의 스승으로 먼저 백석 시인을 댄다. - 신경림
이 땅에서 가장 순수한 서정 시인이며 사상성을 시에 훌륭하게 간직했던 시인으로 현학적이며 외래적인 시풍을 과감히 배격하여 관념적이고 공허한 동시대의 시들을 부끄럽게 하였다. 백석은 릴케보다도 더 감수성이 예민하고, 서민적이고, 솔직한 시를 썼다. 푸시킨 보다도 더 쉽고 아름다운 시를 썼고, 도연명보다도 더욱 진실하게 자연을 사랑하는 훌륭한 시를 썼다. 백석은 이태백의 현학적이고 화려함을 현실적으로도 능가한다. 그리고 백석은 이 모든 유명 시인들의 정치성을 배격하고, 외국의 들뜬 싸구려 감정의 낭만적인 시들을 거부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당대에 입방아만 찧던 싸구려 외국 시들을 부끄럽게 하는 유일한 시인이다. - 송준
모던보이 백석
방랑자 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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