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간 - 백석 연자간 - 백석 달빛도 거지도 도적개도 모다 즐겁다 풍구재도 얼럭소도 쇠드랑볕도 모다 즐겁다 도적괭이 새끼락이 나고 살진 쪽제비 트는 기지개 길고 홰냥닭은 알을 낳고 소리치고 강아지는 겨를 먹고 오줌 싸고 개들은 게모이고 쌈지거리하고 놓여난 도야지 둥구재벼오고 송아지 잘..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16
산양 - 백석 산양 - 백석 누구나 싸울 테면 싸워보자 벼랑을로만오너라 벼랑으로 오면 받아 넘길 테니 가마득한 벼랑 밑으로 차 굴릴 테니 싸울 테면 오너라 범이라도 곰이라도 다 오너라 아슬아슬한 벼랑 가에 언젠나 내가 오독 서 있을 테니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8
봄날은 간다 - 기형도 봄날은 간다 - 기형도 햇빛은 분가루처럼 흩날리고 쉽사리 키가 변하는 그림자들은 한 장 熱風(열풍)에 말려 둥글 게 휘어지는구나 아무 때나 손을 흔드는 미루나무 얕은 그늘 속을 첨벙이며 2時着(2시착) 시외버스도 떠난 지 오래인데 아까부터 서울집 툇마루에 앉은 여자 외상값처럼 밀..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8
엄마 걱정 - 기형도 엄마 걱정 -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어두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8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 기형도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 기형도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 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7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택시운전사는 어두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이따금 고함을 친다, 그때마다 새들이 날아간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나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다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 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을 열면 벌..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7
내가 생각하는 것은 - 백석 내가 생각하는 것은 - 백석 밖은 봄철날 따디기*의 누굿하니 푹석한 밤이다 거리에는 사람두 많이 나서 흥성흥성할 것이다 어쩌지 이 사람들과 친하니 싸단니고 싶은 밤이다 그렇건만 나는 하이얀 자리 우에서 마른 팔뚝의 새파란 핏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가진 것과 내가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4
오리 망아지 토끼 - 백석 오리 망아지 토끼 - 백석 오리치를 놓으려 아배는 논으로 나려간 지 오래다 오리는 동비탈에 그림자를 떨어트리며 날어가고 나는 동말랭이에서 강아지처럼 아배를 부르며 울다가 시악(恃惡)이 나서는 등 뒤 개울물에 아배의 신짝과 버선목과 대님오리를 모다 던져버린다 장날 아츰에 앞 ..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3
모닥불 - 백석 모닥불 - 백석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닢도 머리카락도 헝겊조삭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 詩 詩 詩.....♡/ 백 석 & 형 도 2014.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