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동 시 ♬ 좋 아

가장 받고 싶은 상 - 이슬

moon향 2017. 5. 21. 17:06

 

 

 

 

머리핀을 사러 팬시점에 갔다.

예전에는 형형색색의 방울과

디즈니만화영화 캐릭터 핀이 유행이었는데

그 사이에 멋진 한글로 쓰여진 핀이 나왔네?

'예쁜 공주', '귀욤 공주', '예쁜 딸', '사랑해' 등등

파스텔톤 악세사리들이 즐비하다.

 

예전에 <아들과 딸>이라는 옛 드라마에서

'귀남(최수종)'과 '후남(김희애)'처럼

아들과 딸의 성차별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겠다.

오히려 '딸바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딸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세상이 되었다.

 

어제 한 뉴스에서 동시를 선보였다.

전라북도교육청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것이다.

작년 10월 전북 부안군 무덕초등학교 6학년 1반이었던

 '이슬'양의 '가장 받고 싶은 상'이라는 작품이다.

243편이 출품된 동시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받았다고 한다.

 

 

 

 

 

6학년 아이는 동시를 쓰고

푸짐한 밥상 옆에 엄마와 손잡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이슬양의 어머니는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언제나 엄마에게 밥상을 받던 아이가

이제는 제사상을 차리게 되었다,

엄마의 얼굴상을 기다리며ㅠㅠ

 

"이젠 제가 엄마에게

상을 차려 드릴게요.

엄마가 좋아했던

반찬들로만

한가득 담을게요

 

하지만 아직도 그리운

엄마의 밥상

이제 다시 못 받을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울 엄마 얼굴 (상)"

 

슬이는 올해 부안여중 1학년이다.

 돕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많다면 좋겠다.

이런 경우... 사회복지공동기금, 그런 데 말고

이슬양 계좌번호나 주소를 공개해주면 안되나?

엄마 없는 사실이 너무 힘들겠지만ㅠㅠ

잘 이기고 잘 자라주길 기원한다.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어느 학원 계단에 쓰여진 글을 찰칵했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문장 몇 개가 로를 주기도 한다.

이슬양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이많이 생기면 좋겠다.

 

예전에 주일학교에 있었을 때를 회상하면

편부모가정이나 조손가정에서 온 아이들이 있었다.

'엄마는 신이 자기를 대신해 보내준 존재'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 것처럼

편부모가정이라도 엄마와 사는 애들이

아빠와 사는 애들보다 얼굴이 더 밝았다...

 

빠는 건설현장 근로자인데

엄마는 안 계시는,

쌍둥이 언니와 살았던 OO가 갑자기 떠오른다.

쌍둥이 중 한 명은 학습능력이 떨어졌고

다른 한 명은 팥쥐처럼

동생을 몰래 괴롭히는 눈치였다.

 

 
Studio Ghibli Cello Collection

 

어느 어린이날에 나는

그 아이에게 딱 맞는 블라우스를 사줬다.

좀 더 큰 걸 사주면

언니가 뺏어 입을까 싶어서였는데...

(걔만 내 반이고, 언니들은 딴 반이었다.)

한 해 지나 어디로 이사갔는지 연락이 끊겼다.

이제 생각해 보니, 세 명에게 다 사줬더라면ㅠㅠ

 

어제 이슬양의 동시를 읽다 보니

번호도 없는 그 아이가 문득 떠올랐다.

잘 지내고 있을까?

잘 지내고 있어야지!

그래야지!!!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엄마'는 늘 그리운 이름인데

'엄마'를 불러도 엄마가 못 온다면

너무나 슬픈 일이다.

엄마 없는 애들의 얼굴이

하나 하나 떠오른다......

그 애들의 마음을 다 쓰긴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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