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동 시 ♬ 좋 아

정글짐 - 권기덕

moon향 2018. 1. 9. 21:42

 

 

 

정글짐


 


 바람집에 갔어요 초인종을 누르지 않아도 초대해 준 친구가 없어도 들어갈 수 있었죠 창문은 늘 열려 있어 무섭진 않았어요 단지 좁은 방들로 가득한 그곳에서 몸을 굽히거나 눕히며 거인 발소리를 들어야 했죠 방마다 바람의 목소리가 달라 과자 부스러기를 흘리기도 했구요 거인 발소리가 점점 커질수록 잡아먹힐지도 모를 불안감에 운동장을 바라보곤 했어요 그때마다 거꾸로 자라는 나무, 불어나는 그림자도 보였죠 바람집을 겨우 빠져나오면 늘 불이 켜지곤 했어요




 - 권기덕, 2017 창비 어린이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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