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 문태준

moon향 2013. 6. 11. 23:30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  문태준

 

 

   오늘은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길을 가다 우연히 갈대숲 사이 개개비의 둥지를 보았네
   그대여, 나의 못다 한 말은
   이 외곽의 둥지처럼 천둥과 바람과 눈보라를 홀로 맞고 있으리
   둥지에는 두어 개 부드럽고 말갛고 따뜻한 새알이 있으리
   나의 가슴을 열어젖히면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나의 말은
   막 껍질을 깨치고 나올 듯
   작디작은 심장으로 뛰고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