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리 고....♡/문 화 계 소 식

류시화 시인에 대하여

moon향 2015. 3. 21. 19:37

류시화

 

1957년 출생, 경희대학교 국문과 졸업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분 당선
1980~1982년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


류시화의 본명은 안재찬이다. 80년대 대표적 동인 가운데 하나인 '시운동'의 일원으로 활동하던 안재찬은 80년대 중반 이후 <성자가 된 청소부> 등을 번역,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돌연 번역가로 진로를 바꿔 적극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의 '류시화'란 필명으로 거듭난다. 그러던 그가 다시 시인의 길로 되돌아 온 때는 1991년,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의 출간과 더불어 많은 독자들로부터 선풍적인 사랑을 받는다. 번역을 통해 확보된 독자층을 시집으로 고스란히 이민을 오게 했던 셈이다.


그렇다면 그의 시가 이토록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그의 시가 갖는 몽상적인 분위기를 손꼽을 수 있을 터이다. 80년대 지나치게 경직되고 획일화되었던 민중 의식에 질식한 '포스트 키드' 세대들의 감수성, 즉 현실적 리얼리즘의 강박감에 거세당한 비현실적 ·초현실적 꿈과 환상의 성감대를 그의 시적 촉수가 적절히 자극하고 어루만져 주었던 셈이다. 내 밖에 있는 타자와의 관계가 아니라, 내 안의 나, 그 신비스러운 존재의 심연을 연가(戀歌)풍의 세련된 언어 조탁을 통해 육박해 들어갔던 것이다. 내 안에 있는 이여/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이런 그에게 꿈이 현실보다 더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는 삶의 현장인 육지로부터 소외된 섬을 꿈과 연관시켜 다음처럼 노래한다. 잠들면서 꿈을 꾸었고/꿈 속에서 다시 잠이 들었다 또 꿈꾸었다/꿈 속의 꿈 그리고 그 안의 더 많은 잠 더 많은/꿈들('섬'). 이러한 시풍은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으로 가면서 더욱 돋을새김 된다. 고독과 우수, 낭만과 동경, 꿈과 사랑, 슬픔과 눈물, 신비주의와 명상주의의 축축한 분위기가 시집 전체에 흥건하다. 또한 그의 시는 종종 마술적 상상력 쪽으로도 가파르게 경사진다. 나는 보았다/그때 어떤 인도인 마술사가 내게 다가와/타고 남은 재 한 줌을 집어들어/순식간에 나비로 바꿔 버리는 것을/나는 보았다('강으로 죽으러 오는 사람들을 나는 보았다'). 시의 '안개 지수'가 높아진 것이리라.

그러나 이 대목에서 이문재 ·박덕규 시인 등과 함께 힘겹게 일궈 왔던 '시운동' 시절, 그 시적 초발심이 그리워지는 연유는 무엇일까? 재가 나비로 둔갑하는 몽환적인 찰나보다는 재로 산화할 수밖에 없었던 그 '뜨거운 희생'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탐색했던 '안재찬' 시인의 명민한 형안이 다시 보고 싶어진다. 몽매의 벽 안에 갇힌 문학이란 얼마나 왜소한가.

 


※ 출처를 까먹었어요!ㅠㅠ 아시는 분 가르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