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동 시 ♬ 좋 아

직박구리 두 마리 - 안진영, 하지 못한 말 - 강삼영

moon향 2016. 8. 10. 14:27

직박구리 두 마리
- 약할 약 弱

 

안진영

 

아기 직박구리 두 마리
돌하르방 공원 밤나무 가지 위에 앉아 있다.

 

'여기 꼼짝 말고 있으면 먹을 거 구해서 돌아올게.'
엄마가 단단히 일러두기라도 했는지

 

나뭇가지가 흔들흔들
까마귀 떼 깍깍깍깍
우루루 우루루 사람들이 지나가도

 

고개 한 번 까딱하지 않고
아기 직박구리 두 마리는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다

 

둘이 서로
어깨를 마주대고 弱

 

사뿐히
날개를 접고 弱

 

 

 

하지 못한 말

 

강삼영


승훈이가
자꾸 장난을 건다.

 

그러다
날 툭 치고
냅다 복도를 뛴다.

 

승훈이를 뒤쫓다
2층 계단에서
교장선생님을 만났다.

 

"야, 너 이리 와 봐.
6학년이 이러니까
다른 애들도 다들 뛰는 거 아냐
너 사람과 동물이
다른 게 뭔 줄 알아?"

 

'뛰었다고 벌주는 거요.'


<동시마중> 창간호에 실림

 

 

 

안진영

제주 동화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詩 詩 詩.....♡ > 동 시 ♬ 좋 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들리는 마음 - 임길택  (0) 2016.08.13
콩 - 류경일  (0) 2016.08.13
모두 골똘히 - 이준관  (0) 2016.08.09
하늘달리기 - 이정록  (0) 2016.08.06
채송화 - 이안  (0) 201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