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난곡동 - 윤명수

moon향 2014. 1. 7. 21:35

난곡동

 

                         - 윤명수

 

 

달동네에는 달이 살지 않는다

하루는 먹고 하루는 굶는다

저녁을 굶어서 밤은 길다

달이 가까워서

태양이 가까워서 더 춥다

양지에도 음기가 흘러

아무렇게 짜깁기한 집들의 무질서가

컥컥 숨통을 막는다

새끼줄로 연탄을 코뚜레 하고 가는 사람들

이 동네는 연탄재마저 귀하다

공동화장실에서 들러붙은 냄새가 종일 쫓아다닌다

죄지은 일도 없는데

괜히 고개를 숙이고 걷는다

그래서 그림자도 짧다

 

 

시집- 고정관념이 개똥벌레에게 끼치는 영향  <2013. 문학의 전당>

 

윤명수 - 경북 영천 / 문학세계 등단 / 시집 -「풀꽃 만찬」, 「청개구리가 뛴다」, 「고정관념이 개똥벌레에게 끼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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