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동
- 윤명수
달동네에는 달이 살지 않는다
하루는 먹고 하루는 굶는다
저녁을 굶어서 밤은 길다
달이 가까워서
태양이 가까워서 더 춥다
양지에도 음기가 흘러
아무렇게 짜깁기한 집들의 무질서가
컥컥 숨통을 막는다
새끼줄로 연탄을 코뚜레 하고 가는 사람들
이 동네는 연탄재마저 귀하다
공동화장실에서 들러붙은 냄새가 종일 쫓아다닌다
죄지은 일도 없는데
괜히 고개를 숙이고 걷는다
그래서 그림자도 짧다
시집- 고정관념이 개똥벌레에게 끼치는 영향 <2013. 문학의 전당>
윤명수 - 경북 영천 / 문학세계 등단 / 시집 -「풀꽃 만찬」, 「청개구리가 뛴다」, 「고정관념이 개똥벌레에게 끼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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