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단풍드는 날 - 도종환

moon향 2014. 10. 24. 11:31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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