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그린 수채화 - 윤삼현
노랑 물감 수북이
풀어 놓고
까만 도화지에 칠을 한다
몇 개의 지붕
대숲
들판
부연 산등성이 차례로
아직은 희미하게 떠오른
마을을 그린다
한 무리 총총한 눈들이
숨 고르며 구경하는데
그렸다 지우고 또 그리며
골똘히 칠을 한다
달려오던 구름자락이
그림을 뭉개어도
화내지 않는
속 넓은 화가
텃밭 탱자나무도
바늘을 번쩍인다
도화지 한켠에
전봇대도 모여 섰다
차분히 들어찬
우리 마을
한 폭 수채화
그림 모퉁이로
삐죽 엿보던 아이에게
슬그머니 웃어 보인
속 깊은 하늘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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