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세 계 명 시 편

시인 - 파블로 네루다

moon향 2014. 7. 6. 21:05

 

 

 

시인

  Pablo Neruda  

 


 

옛날에 나는 비극적인 사랑에 붙잡혀

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石英) 조각을
소중히 보살폈으며
눈으로 삶을 고정시켰다.
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욕의 시장을
걸어다녔다, 아주 은밀한 시샘의 냄새를
맡으며, 가면들과 사람들의
비인간적인 적대감을 들이마시며.
나는 저습지들의 세계를 살았다.
그 돌연한 꽃, 흰 나라가
그 떨리는 거품 속에 나를 삼키고
발을 옮길 때마다 내 영혼이
죽음의 아가리 속으로 빠져드는 곳.
내 시는 이렇게 태어났다- 어려움에서
빠져나오자마자, 형벌처럼
고독에서 벗어나면서,
또는 놋쇠빛 정원에서 그건 어떻게
그 참으로 신비한 꽃을 흩었던가, 마치 그걸 묻듯이.
이렇게 깊은 수로에서 나는
검은 물처럼 갇혀서
나는 뛰었다, 모든 존재의 고독을,
나날의 증오를 탐색하며.
나는 그들이 반인간(半人間)의 삶을 물고기처럼
아주 낯선 바다에 잠금으로써
변성했음을 안다, 그리고 광대한 바다의 거대함 속에서 나는 죽음을 만났다.
문들과 길들을 여는 죽음.
벽 위로 미끄러지는 죽음.

 

- 정현종 역, <스무편의 사랑의 시와 한편의 절망의 노래>, 민음사, 2000, 50쪽.

 

 

 

파블로 네루다

 

Pablo Neruda(1904년 7월 12일 ~ 1973년 9월 23일)은 칠레의 민중시인이자 사회주의 정치가이다.

본명은 네프탈리 리카르도 레예스 바소알토(Neftali Ricardo Reyes Basoalto)인데

체코의 시인 J. 네루다의 시를 탐독하고  1920년부터는 '파블로 네루다'를 필명으로

아버지의 강압에서 벗어나고자 사용한 이름이 나중에는 법적인 실명이 되었다.

19세 때 <스무편의 사랑의 시와 한편의 절망의 노래>를 출간하였는데,

이 시집은 남미 전역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14년 동안 쓴 340편의 시가 담겨있는 시집 <온갖 노래>는

휘트먼의 <풀잎> 이후 아메리카 대륙에 관해 쓰여진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고 한다.

1971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73년 9월, 칠레에서는 피노체트 군부의 쿠데타로 대통령궁을 공중폭격됨으로 아옌데 정권이 무너지자,

심장병을 앓던 그는 산티아고 병상에서 정권에 대해 격렬하게 항의하는 시를 쓰다가 세상을 떠났다.

저서로는 이밖에 시집 《기본적인 오드》, 《세계의 종말》, 《불타는 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