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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새들이 사라진다면

moon향 2015. 4. 17. 18:28

새들이 사라진다면

 

 

                         - 심후섭(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우리가 이 땅에서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새들은 나누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텃새와 나그네새 그리고 철새 등 세 종류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텃새는 일 년 내내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새들로서 꿩이나 참새, 까치나 까마귀, 어치 등이 있습니다. 텃새는 오랜 세월 우리 곁에 있었기에 매우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그 습성이나 성질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꿩의 경우 암컷은 까투리, 수컷은 장끼, 새끼는 꺼벙이라고 불리는데 사람의 별명으로도 쓰입니다. 또한 텃새는 사람과 오랜 교류로 인하여 이야기 속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꿩서방’이 대표적인데, 이는 꿩을 인격화하여 사람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나그네새는 살지는 않고 우리나라를 중간 기착지로 잠시 이용하는 새입니다. 다른 곳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러서 쉬어 가는데 대표적인 새로 도요새 종류가 있습니다. 도요새는 갯벌에 내려 먹이를 먹고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길을 떠납니다.

  철새는 일 년 내내 있지는 않고 여름이나 겨울에만 우리나라에 와서 살다가 떠나가는 새입니다. 여름철새로 대표적인 새는 제비이고, 겨울철새로는 가창오리와 기러기 종류를 들 수 있습니다. 철새가 온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살아가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우리나라의 새는 철새가 겨울새 114종, 여름새 68종이고, 나그네새는 109종인데, 여기에 텃새 59종과 길을 잃어 헤매고 있는 새, 즉 미조(迷鳥)와 멸종한 새 67종을 더하면 모두 417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새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철새는 물론 나그네새와 텃새마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일부의 새들은 보호조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텃새 중 대표적인 보호새는 크낙새입니다. 골락새라고도 불리는 이 새는 북반구에서 살아가는 새답지 않게 수컷의 경우, 겨울깃의 이마와 머리꼭대기는 진홍색이고, 등과 멱 그리고 가슴 윗부분은 검정색, 나머지 아랫면과 허리는 흰색으로 매우 강렬한 털빛을 지닌 아름다운 새입니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여있는 혼합림에 살면서 나무 구멍에 둥지를 트는 희귀조입니다.

  온몸이 새까만 흑비둘기도 텃새로서 보호조입니다. 울릉도와 제주도 등 주로 섬 지방에서 살아가는데 나무열매를 좋아하지만 겨울에는 땅 위에도 내려와 낟알 먹이를 찾습니다. 울릉도에서는 눈이 내린 후 평지나 인가 근처 농경지에 내려왔다가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후박나무 숲에서 많이 살아가는데, 지금 후박나무 숲이 많이 훼손되는 바람에 흑비둘기도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날렵한 사냥꾼인 매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어 보호조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수컷 보다 암컷이 조금 더 큰 이 새는 몸의 윗면은 푸른빛이 도는 잿빛이고 아랫면은 흰색입니다. 부리에는 이빨 모양의 돌기가 있어 먹이의 척추를 꺾는 데 쓰이고, 콧구멍에도 돌기가 있어 바람의 압력을 조절하는데 유용하다고 합니다. 또한 매는 눈이 다른 새보다 커서 멀리 본다고 하는데 눈 밑의 검은 띠는 빛을 빨아들여 눈이 부시는 것을 막아 준다고 합니다.

  이밖에 새매와 올빼미 등도 텃새로서 보호조입니다. 이처럼 보호조를 지정하여 돌보는 까닭은 새들이 누리고 있는 삶의 환경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과 서로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분별한 산업화, 농약 살포, 사냥 등으로 인하여 새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결국 사람의 생존 조건도 나빠지고 있음을 말합니다. 만약 새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된다면 그 얼마나 삭막한 세상이 되겠습니까? 바로 ‘침묵의 봄’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새 소리가 사라진다는 것은 생태계가 파괴되었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렇게 되면 여러 해충들이 급격히 불어나서 결국은 사람들을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생태계를 보호해야 하는 까닭은 모든 생명들은 얽히고 얽히어 서로의 삶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출처 http://www.idaegu.co.kr/news.php?code=op04&mode=view&num=129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