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동 시 ♬ 좋 아

저 많이 컸죠 - 이정록

moon향 2014. 9. 4. 16:20

                                                          

[가슴으로 읽는 동시] 저 많이 컸죠

 

저 많이 컸죠

 

 

- 이정록(1964~ )



할머니는
싱크대가 자꾸 자라는 것 같다고 합니다.
장롱도 키가 크는 것 같다고 허리 두드립니다.

할머니 키가 작아져서 그래…
말하려다가 이불을 펴 드렸습니다.
허리가 꼬부라져서 그런 거야…
입술 삐죽이다가, 싱크대 찬장
높은 칸에 놓인 그릇을
아래 칸에 내려놓았습니다.

우리 손자 많이 컸다고
이제 아비만큼 자랐다고 웃습니다.
쓰다듬기 좋게 얼른 머리를 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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