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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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탈상
오늘은 고추모를 옮긴다
홀아비 꽃대 우거진 산기슭에서
바람이 내려와
어린 모를 흔들 때
막 옮기기 끝낸 고추밭에
편편이 몸을 누인 슬픔이
아랫도리 서로 묶으며
고추모 사이로 쓰러진다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남녘땅 고추밭
햇빛에 몸을 말릴 적
떠난 사람 자리가 썩는다
붉은 고추가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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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경 시집『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문학과지성사
배경음악 : 개여울/ 정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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