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노래
- 김억
같은 동무가 다 같이 생의 환락에 도취되는 사월의 초순 때가 되면 뼈도 없
는 고깃덩이밖에 안 되는 내 몸에도 즐거움은 와서 한도 끝도 없는 넓은 바
다 위에 떠놀게 됩니다. 그러나 자유롭지 못한 나의 이 몸은 물결에 따라
바람결에 따라 하염없이 떴다 잠겼다 할 뿐입니다. 볶이는 가슴의, 내 맘의
설움과 기쁨을 같은 동무들과 함께 노래하려면 나면서부터 말도 모르고 라
임도 없는 이 몸은 가없게도 내 몸을 내가 비틀며 한갓 떴다 잠겼다 하며
볶일 따름입니다. 이것이 내 노래입니다. 그러기에 내 노래는 섧고도 곱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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