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따기/ 나희덕
―엄마, 저 별 좀 따 주세요.
저기, 저 별 말이지?
초승달 가장 가까이서 반짝이는 별.
물론 따 줄 수는 있어.
나무 열매를 따듯
또옥, 별을 따 줄 수는 있어.
그런데 말야.
하늘에 저렇게 별이 많은 건
사람들이 참았기 때문이야.
따고 싶어도 모두들 꾹 참았기 때문이야.
―그래도 하나만 따 주세요.
지금부터 눈을 꼬옥 감고 열을 세렴.
엄만 다 방법이 있거든.
―하나, 두울,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이제 눈을 떠 봐!
자아, 별!
―에이, 이건 돌이잖아요.
거봐, 별은 땅에 내려오는 순간
이렇게 시들어 버리지.
별을 손에 쥐고 싶어도
사람들이 참고 또 참는 것은 그래서란다.
《의자를 신고 달리는》(강성은 외 9명, 창비교육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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