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하늘의 별 따기 - 나희덕

moon향 2015. 6. 19. 15:27

 

 

하늘의 별 따기/ 나희덕

 

―엄마, 저 별 좀 따 주세요.

저기, 저 별 말이지?

초승달 가장 가까이서 반짝이는 별.

물론 따 줄 수는 있어.

나무 열매를 따듯

또옥, 별을 따 줄 수는 있어.

그런데 말야.

하늘에 저렇게 별이 많은 건

사람들이 참았기 때문이야.

따고 싶어도 모두들 꾹 참았기 때문이야.

―그래도 하나만 따 주세요.

지금부터 눈을 꼬옥 감고 열을 세렴.

엄만 다 방법이 있거든.

―하나, 두울,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이제 눈을 떠 봐!

자아, 별!

―에이, 이건 돌이잖아요.

거봐, 별은 땅에 내려오는 순간

이렇게 시들어 버리지.

별을 손에 쥐고 싶어도

사람들이 참고 또 참는 것은 그래서란다.

 

 

《의자를 신고 달리는》(강성은 외 9명, 창비교육 2015)

 

'詩 詩 詩.....♡ > 달 별 풀 꽃 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자리 - 권상진   (0) 2015.09.01
별 하나 - 도종환  (0) 2015.08.10
풀 - 김재진  (0) 2015.06.17
꽃멀미 - 김충규  (0) 2015.06.17
달이 그린 수채화 - 윤삼현  (0) 201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