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행복 - 유치환

moon향 2009. 12. 15. 11:36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하늘이  환히 내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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