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따기 - 나희덕 하늘의 별 따기/ 나희덕 ―엄마, 저 별 좀 따 주세요. 저기, 저 별 말이지? 초승달 가장 가까이서 반짝이는 별. 물론 따 줄 수는 있어. 나무 열매를 따듯 또옥, 별을 따 줄 수는 있어. 그런데 말야. 하늘에 저렇게 별이 많은 건 사람들이 참았기 때문이야. 따고 싶어도 모두들 꾹 참았기 때문..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5.06.19
흙 속의 풍경 - 나희덕 흙 속의 풍경 - 나희덕 미안합니다 무릉계에 가고 말았습니다 무릉 속의 폐허를, 사라진 이파리들을 보고 말았습니다 아주 오래 전 일이지요 흙을 마악 뚫고 나온 눈동자가 나를 본 것은 겨울을 건너온 그 창 끝에 나는 통증도 없이 눈멀었지요 그러나 미안합니다 봄에 갔던 길을 가을에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10.30
땅끝 - 나희덕 땅끝 - 나희덕 산 너머 고운 노을을 보려고 그네를 힘차게 차고 올라 발을 굴렀지. 노을은 끝내 어둠에게 잡아먹혔지. 나를 태우고 날아가던 그넷줄이 오랫동안 삐걱삐걱 떨고 있었어. 어릴 때는 나비를 좇듯 아름다움에 취해 땅끝을 찾아갔지. 그건 아마도 끝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그러..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4.10.21
섶섬이 보이는 방_이중섭의 방에 와서 / 나희덕 섶섬이 보이는 방_이중섭의 방에 와서 - 나희덕(제 22회 소월시 문학상 대상 수상작, 2008) 서귀포 언덕 위 초가 한 채 귀퉁이 고방을 얻어 아고리와 발가락군은 아이들을 키우며 살았다 두 사람이 누우면 꽉 찰, 방보다는 차라리 관에 가까운 그 방에서 게와 조개를 잡아먹으며 .. 詩 詩 詩.....♡/눈 비 봄 길 섬 2014.09.19
한 삽의 흙 - 나희덕 한 삽의 흙 - 나희덕(1966∼) 밭에 가서 한 삽 깊이 떠놓고 우두커니 앉아 있다 삽날에 발굴된 낯선 흙빛 오래 묻혀 있던 돌맹이들이 깨어나고 놀라 흩어지는 벌레들과 사금파리와 뿌리들로 이루어진 말의 지층 빛에 마악 깨어난 세계가 하늘을 향해 봉긋하게 엎드려 있다 묵정밭 같은 내 .. 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2014.09.01
푸른 밤 - 나희덕 푸른 밤 -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 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2014.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