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열차 그저 주머니 담배 한 갑이면 좋다. 가고 오고 왕복 기찻삯에다 출출하면 사먹을 한 그릇 국수값이면 족하다. 거칠 것 없이 가난한 몸을 싣고 겨우내 웃자란 볼그라진 생각들일랑 봄바람에 훌훌 털어 떠날 일이다. 창쪽 자리면 더욱 좋다. 달려드는 산이며 물이며 들길 따라 오므라든 숨구멍을 마음껏 벌름대렷다. 따스한 햇살에 졸음이라도 내려 차창을 베개 삼아 꾸벅꾸벅한들 누구 하나 뭐랄 사람도 없잖나. 고개 들어 휙 하니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낯익은 말투, 옷차림, 얼굴 표정들. 덥석 손이라도 잡아끌고 싶어진다. 고향으로 가는 열차 안에는 벌써 고향 마을 흙냄새며 고향 사람 살냄새가 흐드러진 들꽃처럼 피어오른다. - 윤중목 시집(http://blog.daum.net/yjmoonshot/4239) 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