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26년 만의 첫 시집이라는데 많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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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격
내가 오늘의 점심메뉴로
800원짜리 또 컵라면을 먹든
8,000원짜리 불고기백반을 먹든
80,000원짜리 특회정식을 먹든
밥값에 매겨진 0의 갯수로
제발 나의 인간자격을 논하지 마라.
그것은 식탁 위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입과 혀를 교란시키는 한낱 숫자일 뿐.
식도의 끈적끈적한 벽을 타고
위장으로 내려가는 동안
앞대가리 8자들은 모조리 떨어져 나가고
소장에서 대장에서 직장으로
울룩불룩 창자의 주름을 빠져나갈 때
나머지 그 잘난 0자들도 모조리 떨어져 나가고.
밥격과 인격은 절대 친인척도
사돈에 팔촌도, 이웃사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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