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낭독의 발견) 진행 - 황수경, 낭독 - 안성기, 이현숙(가실)
임권택 감독 영화 <축제>의 한 부분이기도 했던 동화 낭독은 4분 경부터!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 이청준
봄
은지에게는 알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할머니는 집안에서 제일 어른 노릇을 하시는데도 엄마나 아빠보다 키가 작으십니다
"할머니도 원래 엄마나 아빠보다 키가 크셨는데 어른이 되시고부터
그 나이를 아빠나 엄마에게 나누어 주느라 그만큼씩 작아지신 거란다."
여름
"아빠! 할머니께서는 요즘에 어째서 자꾸만 옛날 얘기만 하세요? 그리고 점점 어린애가 되가세요."
"응... 그건 할머니께서 은지에게 나이를 덜어주실 때 그 나이에 담긴 지혜를 함께 나눠 주시기 때문이지
그래서 그것들 만큼씩 옛날로 되돌아가시며 어린애처럼 되어가는 거란다."
가을
할머니는 계속 키가 작아져서 은지보다 더 작은 또래의 어린이 모습이 되어갔습니다
할머니는 이미 재미 없어진 어린애들의 놀이를 하자고 떼를 쓰기도 하시고
은지가 아끼는 물건들을 꺼내서 망가뜨려 놓기도 하십니다
겨울
할머니는 이제 은지가 함께 놀수도 없는 아기가 되셨습니다
"할머니는 나이를 다 나눠주시고 나면 갓난쟁이가 되신단다
그리고 모습이 더 작아질 수 없을 만큼 조그마해지시면
할머니는 어느 날 이 세상에서 모습을 거두시고 우리 곁을 떠나시게 된단다
그리고 그속에 간직된 영혼은 어디에선가 새 아기의 모습을 얻어 예쁜 갓난아기로 태어나시게 된단다."
다시 봄
어느 따뜻한 봄날 오후였습니다.
깊은 낮잠을 주무시다 일어난 할머니는 맑은 얼굴로 오래오래 창밖을 내다보고 계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오늘 마지막 남은 나이를 다 나눠주신 모양이라고 아빠가 말씀하였습니다.
은지는 그 할머니의 영혼이 조용한 숨결을 타고 슬며시 은지네를 떠나시며
옷을 벗어 개어놓듯 곱게 벗어놓고 가신 하얗고 조그만 옛날 모습 앞에 슬픈 마음이 복받쳐 올랐습니다.
은지는 할머니의 영혼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착한 새 아기로 태어나기를 마음 깊이 빌어드립니다.
"할머니, 고마워요. 안심하고 떠나세요! 할머니께서 저한테 나눠 주신 나이는 제가 잘 알아서 간직하고 있을게요."
※동화 원문과는 살짝 다르대요! 고운 목소리 받아쓰느라 시간 좀 걸렸어요. 눈물이 펑펑......
'낭독의 발견'에서 안성기 씨와 동화 읽는 이현숙(가실) 님은 귀염둥이 손녀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물했겠지요?^^*
세상 모든 할머니에게 장미꽃을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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