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權正生) 작가가 살던 작은 흙집에서/ <강아지똥> 친필 원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 동화 <강아지똥> .
오늘, 5월 17일은, 유명 아동문학가 권정생 작가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 언제나 희망을 이야기한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검소하고 청렴하게 살았습니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하늘의 별이 된 그의 삶을 소개합니다. - [스브스뉴스]에서
기획 권영인/ 구성 권재경 (SBS 스브스뉴스) 권영인 기자k022@sbs.co.kr
우물 ㅡ 권정생
골목길에 우물이
혼자 있다
엄마가 퍼 간다
할매가 퍼 간다
순이가 퍼 간다
돌이가 퍼 간다
우물은 혼자서
물만 만든다
엄마도 모르게
할매도 모르게
순이도 못 보게
돌이도 못 보게
우물은 밤새도록
물만 만든다
<삼베치마> (청년 권정생이 27세에 발표)
밤새도록 물만 만든 우물처럼 평생 어린이를 위한 글만 쓰신 권정생 선생님(1937~2007)은
22회 '새싹문학상' 수상자가 됐지만 "우리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위해 한 게 뭐 있다고
이런 상을 만들어 어른들끼리 주고 받니껴"라며 고개를 돌리며 거절했다고 해요.
오래 전에 TV드라마로 제작된 <몽실언니>도 권 선생님이 1984년에 출간한 소년소설이랍니다!
<강아지똥>도 그렇지만, <몽실언니>를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ㅠㅠ.
안동 일직면 조탑리 일직교회 뒤 빌뱅이 언덕 밑에 조그만 흙집을 짓고 생쥐들과 살면서
새벽종을 치던 종지기 노인이 죽자, 마을사람들은 전국에서 수많은 조문객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놀라고
병으로 고생하며 살던 불쌍한 노인인 줄 알았는데 연간 수천만 원의 인세수입이 있다는 것에 놀라고
10억 원이 넘는 재산을 모두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고 유언한 것에 놀랐다고 합니다.
자신의 책은 어린이들이 사서 읽은 것이니 인세를 어린이들에게 되돌려주는 게 마땅하다고 쓰셨거든요.
빌뱅이 언덕 - 권정생
하늘이 좋아라
노을이 좋아라
해거름 잔솔밭 산허리에
기욱이네 송아지 울음소리
찔레덩굴에 하얀 꽃도
떡갈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하늘이 좋아라
해질녘이면 더욱 좋아라
2012년, 권정생 선생님 시비 제작에 최종 선택된 한 편의 시랍니다.
선생님이 사시던 빌뱅이 언덕을 기념하기 위해서 선택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저기 위에 '우물'이라는 시가 선생님을 더 닮아서 좋은데ㅜㅜ
시비 만들 힘이 제겐 없으니......심비에 우물을 새길게요!♥
권정생 유언장 바로가기 http://blog.daum.net/yjmoonshot/2246
권정생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hki123&logNo=220696374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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