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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시 - 김선굉

moon향 2015. 3. 14. 20:26

 

그리움의 詩 

 

 

-  김선굉

 

 

널 위하여 한 채의 섬을 사고 싶었다.

파도에 흰 발목을 묻을 수 있는
해안이 낮은 섬을 사고 싶었다.
널 위하여 오늘은 눈이 내리고,
그 속을 내가 걷고 있다.

옛날엔 내 어깨가 아름다워서 흰 달빛을 무겁게 얹을 수 있었고,
머리채에 푸른 바람을 잉잉 머물게 할 수도 있었다.
온몸으로 눈을 받으며 눈길을 걷는 것은 참 쉬운 일이었다.

마른 풀잎과 잔가지에 내리는 눈발을 보며,
나는 지금서툴게 걷고 있다.
흰눈 속에서 홀로 붉고 붉어서, 부끄러워라,
천천히 멈추어 서서 천천히 눈을 감는다.

잠시 후 눈이 그치면
금오산은 한 채의 희디흰 섬으로떠오를 것이고,
내 눈은 아름다운 섬을 아름답게 볼 수 있으리라.
그걸 네게 주겠다.
아아,
너무 작은 내가 너무 큰 그리움을 너에게 주리라.


 
Cold Tea Blue / Cowboy Jun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