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바닥에서도 아름답게 - 곽재구

moon향 2015. 3. 21. 19:44

바닥에서도 아름답게

 

 

                    곽재구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날은 올 수 있을까

미워하지도 슬퍼하지도 않은 채

그리워진 서로의 마음 위에

물먹은 풀꽃 한 송이

방싯 꽂아줄 수 있을까

칡꽃이 지는 섬진강 어디거나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한강변 어디거나

흩어져 사는 사람들의 모래알이 아름다워

뜨거워진 마음으로 이 땅 위에

사랑의 입술을 찍을 날들은

햇살을 햇살이라고 말하며

희망을 희망이라고 속삭이며

마음의 정겨움도 무시로 나누어

다시 사랑의 언어로 서로의 가슴에 뜬

무지개 꽃무지를 볼 수 있을까

미쟁이 목수 배관공 약장수

간호원 선생님 회사원 박사 안내양

술꾼 의사 토끼 나팔꽃 지명수배자의 아내

창녀 포졸 대통령이 함께 뽀뽀를 하며

서로 삿대질을 하며

야 임마 너 너무 아름다워

너 너무 사랑스러워 박치기를 하며

한 송이의 꽃으로 무지개로 종소리로

우리 눈뜨고 보는 하늘에 피어날 수 있을까

 

 

'詩 詩 詩.....♡ > 사 랑 그 리 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경 달다 - 정호승  (0) 2015.03.23
너를 위한 노래 - 신달자  (0) 2015.03.23
그리움의 시 - 김선굉  (0) 2015.03.14
어떤 사랑에 대해 - 이성이  (0) 2014.12.01
나처럼 예쁜 여자가 - 기혁  (0) 201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