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 편지 - 유재영(1948~ )
꽃씨들이
날아간 쪽으로
하늘이 금방
팽팽해졌다
하나님만 아시는
저 꽃씨 글자를
천사들이 다투어
읽는가 보다
다 읽은 꽃씨들은
땅으로 보내져
애기메꽃, 민들레,
은방울꽃
그런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
우리들보고
한 번쯤
읽으라고
논두렁, 보리밭,
시냇가로
해마다 이맘때면
자꾸만
불러내는 것이다
하늘로 날아간 꽃씨를 글자로 비유한 시인의 생각이 참 아름답다. 하나님만 아시는 '꽃씨 글자'라는 비유도 아름답지만, 그 꽃씨들이 땅으로 보내져 애기메꽃, 민들레, 은방울꽃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생각 또한 아름답다.
이 동시처럼 해마다 이맘때 피는 꽃들은 '천사들이 다투어 읽고 보낸 꽃씨 편지'일 것이다. 우리들보고 한 번쯤 읽으라고 논두렁, 보리밭, 시냇가로 자꾸만 불러내는 천사의 편지일 것이다. 이 동시에 나오는 '애기메꽃, 민들레, 은방울꽃'이라는 꽃 이름도 천사 이름처럼 맑고 순수하다. 봄에 피는 꽃들은 어느 꽃이든 모두 천사의 편지 같은 꽃들이다. 그렇기에 봄꽃을 보면 우리들 가슴은 천사의 향기로 가득해진다.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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