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달 별 풀 꽃 새

꽃을 위한 서시 - 김춘수

moon향 2014. 6. 26. 10:12

                                        

 

 

꽃을 위한 서시

 

- 김춘수

 

나는 시방 위험(危險)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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