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 백 석 & 형 도

내가 생각하는 것은 - 백석

moon향 2014. 3. 4. 10:22

 

 

내가 생각하는 것은

 

 

 

                                                   - 백석

 

 

 

밖은 봄철날 따디기*의 누굿하니 푹석한 밤이다

거리에는 사람두 많이 나서 흥성흥성할 것이다

어쩌지 사람들과 친하니 싸단니고 싶은 밤이다

 

그렇건만 나는 하이얀 자리 우에서 마른 팔뚝의

새파란 핏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가진 것과 내가 오래 그려오던 처녀가 시집을 간 것과

그렇게도 살틀하든 동무가 나를 버린 일을 생각한다

 

또 내가 아는 그 몸이 성하고 돈도 있는 사람들이

즐거이 술을 먹으러 단닐 것과

내 손에는 신간서 하나도 없는 것과

그리고 그 <아서라 세상사>* 라도 들을

류성기도 없는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내 눈가를 내 가슴가를

뜨겁게 하는 것도 생각한다

  

 

따디기 - 이른 봄 얼었던 흙이 풀리려고 하는 무렵

아서라 세상사 - 작자 미상의 판소리 단가 <편시춘>의 서두

 

 

 

              More Than Words -  Extreme

 

'詩 詩 詩.....♡ > 백 석 & 형 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0) 2014.03.07
청시 - 백석  (0) 2014.03.04
오리 망아지 토끼 - 백석  (0) 2014.03.03
모닥불 - 백석  (0) 2014.03.02
정주성 - 백석  (0) 201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