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은 1935년 조선일보에 정주성(定州城)을 발표하며 등단하였고, 이 시를 그의 첫 시집 < 사슴 >에 재수록하였다.
정주성(定州城) - 백석
산턱 원두막은 뷔였나 불빛이 외롭다
헝겊심지에 아즈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자리 조을든 문허진 성터
반딧불이 난다 파란 혼(魂)들 같다
어데서 말 있는 듯이 크다란 산새 한 마리 어두운 골짜기로 난다
헐리다 남은 성문이
한울빛같이 훤하다
날이 밝으면 또 메기수염의 늙은이가 청배를 팔러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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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성 - 정주는 평안북도 서남부의 해안지대에 위치한 곳으로 백석의 고향이다. 이승훈이 세운 오산학교가 이곳에 있었다.
이중환의 <택리지>의 평안북도 편을 보면, 청천강 이북에는 무예를 숭상하는데 오직 정주만은 과거에 오른 인사가 많았다고 한다.
정주성은 정주읍에 있는 조선시대 성곽이다. 석성(石城)으로 높이가 2~5미터에 이른다.
뷔였나 - '비었나'의 고어.
아즈까리 - '아주까리'의 평북 방언.
문허진 - '무너진'의 고어.
어데서 말 있는 듯이 - 어디서 말소리가 나는 듯이.
한울 - 하늘.
청배 - 청리靑梨. 청실리靑實梨. 청술레. 배의 일종으로 일찍 익으며 빛이 푸르고 물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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