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가 따뜻해졌다 - 오인태
학교 오가는 길 문방구 옆
대문도 없는 슬레이트 집 마당에 매여 있는
그 개는 나만 보면 왕왕 짖어댄다.
요놈의 똥개!
내가 만만하게 보이나보다.
안 그래도 나머지 공부 지겨워
학교 오기 싫은데
오늘은 짖어 대면
돌멩이로 때려 줄 테다.
나머지공부 마치고 교문을 나와
작은 돌멩이 하나 주워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차갑다.
그런데 이상하다.
똥개가 보이지 않는다.
개장수한테 팔려갔나 겨울인데?
병원 갔나 똥개 주제에?
한참 기웃거리다
그 집 지나오면서
자꾸만 뒤돌아본다.
돌멩이가 따뜻해졌다.
오인태 동시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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