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동 시 ♬ 좋 아

돌멩이가 따뜻해졌다 - 오인태

moon향 2014. 10. 15. 09:56

 

돌멩이가 따뜻해졌다 - 오인태  
 
 
학교 오가는 길 문방구 옆  
대문도 없는 슬레이트 집 마당에 매여 있는  
그 개는 나만 보면 왕왕 짖어댄다.  
 
요놈의 똥개!  
 
내가 만만하게 보이나보다.  
안 그래도 나머지 공부 지겨워  
학교 오기 싫은데 
 
오늘은 짖어 대면  
돌멩이로 때려 줄 테다.  
 
나머지공부 마치고 교문을 나와  
작은 돌멩이 하나 주워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차갑다.  
 
그런데 이상하다. 
똥개가 보이지 않는다.  
 
개장수한테 팔려갔나 겨울인데? 
병원 갔나 똥개 주제에?  
 
한참 기웃거리다  
그 집 지나오면서  
자꾸만 뒤돌아본다.  
 
돌멩이가 따뜻해졌다. 

 

 

 오인태 동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