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 보는 밤 - 윤동주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 두는 것은 너무나 괴로운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延長)이옵기에-
이제 창(窓)을 열어 공기를 바꾸어 들여야 할텐데
밖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 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상 같은데
비를 맞고 오던 길이
그대로 비 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음 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사상(思想)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詩 詩 詩.....♡ > 떠 오 르 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별자리 (0) | 2015.09.02 |
---|---|
[스크랩]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0) | 2015.08.29 |
생활쓰레기매립장 가는 길 - 박형권 (0) | 2015.08.12 |
물의 결가부좌 - 이문재 (0) | 2015.08.09 |
그 쇳물 쓰지 마라 - 제페토 시인 (0) | 2015.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