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요렇게 이쁜 모과를
누가 몬생겼다카나?
요리 보고 조리 보고
보고 또 봐도 이쁘기만 한데!
생기기는 열대과일처럼 생겨갖고
치명적 향기는 천하일품 아이가?
와작, 한 입 먹고 싶은데
껍질이 몽돌 같아 깨물 수 없네
깍두기처럼 자잘하게 잘라서
설탕에 찍어먹을수도 없다니
진짜 이러기야? 으응?
절대 공짜는 없단 말이제
옆집에서 따온 모과 네 개
열흘 동안 코만 킁킁거리고
오늘은 기어이 부엌칼을 들었다가
아니, 구멍 뽕뽕 채칼로 바꿨네
한 번 두 번 세 번
채칼을 미는데 영 뻑뻑하다카이
열 번 스무 번 서른 번
계속 밀다가, 으아아악!
손가락 다쳤다 피 나왔다
하필이면 엄지라 막막하다카이
이제 채칼은 포기하고
강판에라도 갈아야지 어쩌겠나
엄지병정은 밴드로 무장하고
모과 한 개만 강판에 갈았다네
카스테라 빵가루처럼 보이다가
망고 샤베트 같기도 하구만
시방 이것을 몬 먹는다 말이제
누가 모라 카든 안 카든
요구르트에 섞어 먹으면 우짜나?
그럼 안된다 카드나?
식초 붓고 한 달 두 달 지나면
어찌 변할랑가 내도 모른다카이
겨울내내 새콤새콤 지내그라
우야동동 잘 자그라^^ 들었제?
저, 저, 저, 나머지 세 개가
심심하다고 자꾸 쳐다 보는데
엄지병정 나을 때까진 택도 없다
암말 말고 기다리라^^ 알았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