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깐 만.....♡/먹 고 힘 내 고

차를 끓이며

moon향 2016. 9. 18. 19:02

 

차를 끓이며

 

'협녀, 칼의 기억'이라는 영화에서 전도연이 차를 끓이며

보글보글 끓는 물에 대해 말하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흥행이 별로였던 영화를 두 번이나 보면서 대사를 적어놓았는데

어디에 보관했는지 찾을 수가 없어 아쉽다ㅠㅠ

 

생수가 투명해서 더 예쁘다고 울애들은 말했지만,

그 투명함이 맹물 같아서 별로라고 나는 보리차만 좋아했다.

볶은 보리와 옥수수를 절반씩 넣어 끓이면 향과 색이 일품인 것을

우리집 식구들도 늦게서야 알고는 보리차 입맛으로 돌아왔다.

 

무지 더웠던 여름에도 보리차를 끓여서 식혀 냉장고에 두고 마셨다.

작은 면 주머니에 진갈색 보리와 옥수수를 담아 거의 매일 끓이는데

철로 된 망도 있지만 작은 가루가 삐져 나오므로 주머니를 사용하면 맛이 깔끔하다.

처음에는 하얗던 천이 점점 어두워졌다. 아래서부터 위까지 그라데이션이 뚜렷하다.

 

앗! 주머니에 작은 구멍이 뚫렸다.(사진에서는, 구멍이 잘 보이도록 하얀 종이를 끼움^^)

보리와 옥수수에게 무게를 많이 받아 제일 진하게 물든 곳이 뚫린 듯하다......

오래 쓴 주머니를 대신할 새것이 필요했다. 안 쓰는 손수건을 잘랐다.

보리알이 동동 뜰 때가 있어서 입구를 잘 여미려고 전보다 길게 만들었다!^^

 

손바느질 수준이 저급이라, 어머님이 보면 웃으시겠지만 그래도 어쩌랴.

몇년 간 수고한 주머니에게 작별하고, 새로운 주머니에게 인사했다. 앞으로 잘 부탁해!

헌 주머니를 버리고 싶지 않은데, 그러고 보니 새것에 끈이 없네?

옛 끈을 빼서 새 주머니에 달았다. 합체다!♥

 

 

차를 끓이며,

오늘처럼 비가 많이 와서 몸이 좀 춥게 느껴지는 날이면 커피 생각이 간절해지는데

보리차를 연달아 '투 샷(?)'으로 마시면 고급 아메리카노 안 부럽다.

제멋대로 만든 말이라 엉뚱하지만, 보리카노 혹은 옥수수카노, 가끔은 둥굴레카노!^^

 

 

배경음악 :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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