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문병 - 문태준

moon향 2014. 8. 25. 09:46

문병

                      - 문태준

 


그대는 엎질러진 물처럼 누워 살았지

나는 보슬비가 다녀갔다고 말했지

나는 제비가 돌아왔다고 말했지

초롱꽃 핀 바깥은 말하려다 나는 그만두었지

그대는 병석에 누워 살았지

그것은 수국(水國)에 사는 일

그대는 잠시 웃었지

나는 자세히 보았지

먹다 흘린 밥알 몇 개를

개미 몇이 와 마저 먹는 것을

나는 어렵게 웃으며 보았지

그대가 나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으므로

그대의 입가에 아주 가까이 온

작은 개미들을 계속 보았지




문태준 (1970~ ) 

시집으로 [가재미], [먼 곳], [그늘의 발달], [맨발], [수런거리는 뒤란] 등이 있으며, 산문집 [느림보 마음] 등이 있다.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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