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바다 - 이성복

moon향 2014. 8. 22. 09:34

 

              

 

  바다    - 이성복(1952)

 

 

    서러움이 내게 말 걸었지요

    나는 아무 대답도 안 했어요

    서러움이 날 따라왔어요

    나는 달아나지 않고

    그렇게 우리는 먼 길을 갔어요

    눈앞을 가린 소나무숲가에서

    서러움이 숨고

    한 순간 더 참고 나아가다

    불현듯 나는 보았습니다

    짙푸른 물굽이를 등지고

    흰 물거품 입에 물고

    서러움이, 서러움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엎어지고 무너지면서도 내게 손 흔들었습니다

 

 

             

 

 

         Carry on Till Tomorrow / Bad Fi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