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버들치 - 김왕노

moon향 2015. 2. 15. 16:58

 

 

버들치

 

 

                    - 김왕노

 

 

 

나는 네 말이 내게 왔다가 사라지는 줄 알았다.

한 두레박 우물물이었다가

개울물로 흘러가 돌아오지 않는 줄 알았다.

구름이 되었다가 지리멸렬하는 줄 알았다.

한 시절 억새로 나부끼다가 가는 줄 알았다.

네 말이 여름 철새로 멀리 이동하는 줄 알았다.

미루나무 노란 단풍잎이었다가 지는 줄 알았다.

나는 네 말이 그렇게 떠나는 줄 알았다.

물이끼 푸른 징검다리 아래서 개울을 건널

내 콩콩 발소리 기다리는 버들치인 줄 몰랐다.

그리움을 물풀처럼 물고 사는 버들친 줄 몰랐다.

작은 지느러미 파닥이며 사는 버들치인 줄 몰랐다.

 

 

 

   

 

<시와 정신> 2014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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