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사 랑 그 리 고

사랑을 놓치다 - 윤제림

moon향 2015. 5. 12. 11:21

 

 

 

사랑을 놓치다

(청산옥에서5)

 

 

 - 윤제림

 

 

내 한때 곳집 도라지꽃으로

피었다 진 적이 있었는데,

그대는 번번이 먼 길을 빙 돌아다녀서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내 사랑!

쇠북 소리 들리는 보은군 내속리면

어느 마을이었습니다.

 

또 한 생애엔,

낙타를 타고 장사를 나갔는데, 세상에!

그대가 옆방에 든 줄도

모르고 잤습니다.

명사산 달빛 곱던,

돈황여관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사랑을 놓치다』 중에서

 

 

윤제림 (본명 : 윤준호) 1959년 충북 제천 출생. 1987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삼천리호 자전거』,『미미의 집』,『황천반점』,『사랑을 놓치다』,『그는 걸어서 온다』,『새의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