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詩.....♡/떠 오 르 는 詩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moon향 2014. 10. 30. 12:47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오래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썩어 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 향기가 괸다
  오래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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